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최근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항의성 문의를 받고 있다.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여느 때보다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15%룰’ 탓에 프리(Pre)와 애프터(After)마켓에서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서다.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줄이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스트레이드에는 거래 종목 감소로 인해 투자 불편을 호소하는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아졌다. 전날까지 거래된 종목이 다음 날 프리·애프터 마켓에서 갑자기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그달 말 거래 종목을 795개로 늘렸지만 15%룰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일부 종목의 거래를 중단시켰다. 현재는 630개가 거래 중으로, 165개의 거래가 중단됐다.
15%룰은 넥스트레이드 거래량이 한국거래소(KRX)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ATS가 국내 처음 도입되는 만큼 한국거래소의 기능을 보호하고 과도한 쏠림현상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15%를 넘을 것 같으면 넥스트레이드가 자체적으로 거래 종목 중 일부를 중단시켜 15% 아래로 유지한다.
문제는 외국인에게 15%룰이 생소하다는 점이다. 특히 이달은 증권 대장주 미래에셋증권과 카카오, 한국전력, 대한전선 등 최근 글로벌 증시 트렌드인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의 거래가 동시에 중단되면서 외국인들의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점유율 15%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언제 어떤 종목이 빠지는지 등을 미리 알 수 없으면 불확실성이 커진다. 이는 시장 접근성과 매력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 당국도 대응하고 있다. 거래량이 15%를 넘어도 두 달 안에 정상화되면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규제인 특정 종목에서 한국거래소 거래량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종목별 ‘30%룰’은 1년간 한시 유예했다. 다만 매매 불확실성이 여전해 근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독자 영역인 프리·애프터 마켓은 점유율 규제 예외로 둬 투자자들이 매매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거래소 입장에선 규제 완화가 달갑지 않다. ATS 영향력이 커질수록 수익이 줄어든다. 거래소는 수수료 인하와 거래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