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방산·문화·인공지능(AI) 산업 세일즈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7박10일간의 4개국(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 순방을 시작했다.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 내외를 위해 UAE는 전투기 4대로 영공에 진입하는 공군 1호기를 호위했다. 이 대통령은 도착 직후 자이드 빈 술탄 나흐얀 UAE 초대 대통령 영묘를 방문한 뒤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이 방문하는 국가들은 모두 한국산 무기를 구매했거나 잠재적 수요국으로 분류된다. 특히 중동에선 최근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어서 순방 기간 체결할 산업적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 순방은 미·중·일 등 주요국에 방점을 뒀던 외교 저변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로 다변화하는 의미도 있다. 자원이 풍부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 관계 개선을 통해 미·중 관세 전쟁으로 확산한 무역 불확실성 대응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양 정상은 방산·AI 등 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에는 한·UAE 경제인 간 협력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가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이집트로 이동해 20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에서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담은 연설을 하고, 22·23일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소속국 정상과 회동도 갖는다. 이 대통령은 24일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동환 기자, 아부다비=최승욱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