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필요없는 ‘얼굴 결제’ 급속 확산… 딥페이크 악용 우려도

입력 2025-11-18 00:15
게티이미지뱅크

지갑도 스마트폰도 필요 없는 ‘얼굴 결제’가 편의점을 넘어 면세점과 대형 리테일까지 확산하며 오프라인 결제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결제가 끝나는 편의성이 강점이다. 다만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딥페이크 악용 가능성 등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사의 얼굴 결제 사용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GS25의 지난달 얼굴 결제 이용량은 지난 3월 대비 365% 증가했다. CU 강남권 점포는 820%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대비 약 60% 늘었다.

편의점 3사는 올해 초 토스와 계약을 맺고 얼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에 얼굴을 미리 등록해 둔 고객은 계산대에 놓인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면 1초 안에 결제가 가능하다. 토스의 얼굴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는 지난 9월 정식 출시 이후 이달 기준 가입자 85만명·가맹점 20만곳을 돌파했다. 한 달 내 재이용률도 60%에 달한다.


토스에 이어 네이버페이가 최근 오프라인 단말기 ‘네이버 커넥트’에 얼굴 인증 결제 ‘페이스사인’을 탑재하면서 생체 인식 결제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확산세는 면세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명동 본점과 인천공항점에 얼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면세점도 인천공항점에 얼굴 결제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는 얼굴 결제가 카페·영화관·마트 등 주요 채널뿐 아니라 2030 방문이 많은 CJ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올다무) 등으로도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연업계는 이미 BTS 콘서트 등에서 얼굴 인증을 도입해 입장 절차를 단축한 경험이 있다.

다만 생체 정보 기반인 만큼 보안 우려도 크다. 생체 정보는 유출 시 교체가 불가능하다. 딥페이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위변조 얼굴을 이용한 금융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얼굴 결제는 소비자의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지만, 생체 정보 특성상 얼마나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느냐가 확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3년 신한은행이 얼굴 인증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사진으로도 인증이 되는 문제가 드러나 중단했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