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 회복을 낳는 선순환 꿈꿔요”

입력 2025-11-18 03:06
조민기 잃은양회복센터 대표가 17일 경기도 남양주 센터 사무실에서 두 손을 모으고 환하게 웃고 있다. 남양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신앙과 삶을 회복한 이단·사이비 탈퇴자가 다시 또 다른 탈퇴자의 회복을 돕는 선순환을 꿈꿉니다.”

이단·사이비 종교 탈퇴자를 위한 상담센터의 문을 연 조민기(35) 잃은양회복센터 대표가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조 대표는 이단·사이비 전문 연구소인 현대종교 출신이다. 지난 10년간 이단들의 실태를 취재해 온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단 탈퇴자와 탈퇴를 고민하는 이들의 신앙과 정서의 회복을 돕고자 지난달 경기도 남양주 별내동에 센터를 열었다. ‘잃은양’은 누가복음 15장의 예수님 말씀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중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에서 비롯했다.

조 대표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단 피해자는 결국 한국교회로 다시 돌아와야 할 잃어버린 양들”이라며 “그들이 다시 올바른 신앙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회복 사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이단의 문제점과 모순된 교리를 드러내는 것이 이단 대처라고만 생각했으나 이단 2세 등 피해자들을 취재하면서 이들이야말로 도움받아야 할 이들임을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가 추구하는 사역 방향은 ‘회복의 선순환’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센터 슬로건도 ‘회복에서 회복으로’이다. 조 대표는 “교리 반증을 통해 탈퇴를 끌어내는 사역도 필요하지만 탈퇴 이후 한국교회로 돌아가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중간 다리’와 ‘안식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센터가 그런 이들을 위한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무실 벽에 적힌 응원 문구. 센터 제공

현재 잃은양회복센터에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만민중앙교회·신천지·기쁜소식선교회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상담받고 있다. 조 대표는 심방을 통해 탈퇴자들의 삶을 밀착 지원한다. 올해 초 백석대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MDiv)을 마친 조 대표는 내년 4월 목사 안수를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이단 탈퇴자를 ‘경계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가해자인 이단 지도부와 달리 미혹된 신도들은 피해자이자 하나님의 잃어버린 양”이라며 “회심 이후에도 죄악 된 본성이 남아 있는 것은 보통 성도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데, 이단 출신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오해와 색안경을 씌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 공동체가 전문 사역자와의 연결을 돕고, 온전한 회심에 이를 때까지 사랑으로 이들을 품어주며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