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내가 예수 믿고서’ 421장(통21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로마서 12장 17~21절
말씀 :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악인에게 부당하게 해를 당한 후, 우여곡절 끝에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이러한 복수 서사는 시청자의 정의감에 호소하며 ‘당한 만큼 갚아줘야 한다’는 정당성의 논리 위에 세워집니다. 그러나 복음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은혜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은혜의 원리는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정의의 원리와는 달리,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 그 원리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정의의 잣대로 우리를 대하신다면 아무도 그 앞에 설 수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 안에서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는 ‘의롭다’ 하심을 받았습니다.
은혜의 원리는 정당한 대가나 보수로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에 의해 거저 받는 구원의 원리입니다. 아무 공로 없는 우리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기에 오늘 말씀은 이렇게 명하십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악에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우리의 자연적 심성으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동태복수법이 정당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당한 만큼 갚아줘야 속이 시원하지요.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은혜의 원리에 따라 사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고 하십니다.
은혜의 원리란 하나님 중심의 삶의 원리입니다. 불의한 일을 당했을 때 내가 직접 정의를 실현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또한 말합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의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여기서 ‘숯불을 쌓는다’는 표현은 단순한 형벌의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완성될 때 원수들이 그 행위에 따라 벌을 받게 됨을 뜻합니다. 그렇기에 은혜에 속한 우리는 오히려 친절을 베풀어 그들이 자신들의 악함을 더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합니다.
예전에 한 미국 신학교 교수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억울하고 불의한 일을 당했을 때는 하나님께 고자질하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 탄원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보시고 완전하게 판단하시며 공의롭게 갚아 주시는 하나님께 맡겨드리십시오.
성도 여러분, 우리의 눈과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 고정합시다. 여기저기 쉽게 돌아가는 삶의 채널을 하나님께만 고정합시다. 악에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겨, 이 세상을 하나님 은혜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주님의 백성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우리 가족들에게 원수를 용서할 수 있는 마음과 그들에게도 선을 베풀 수 있도록 큰 은혜를 더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한상화 목사(아신대 조직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