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비중 증가, 청년·신혼부부 자가 거주 감소

입력 2025-11-17 00:28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청년·신혼부부가 자기 소유 집에 거주하는 비율이 줄고, 주거 면적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선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16일 지난해 하반기 6만1000가구를 방문해 조사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집을 소유한 이들 비중은 61.4%로 전년(60.7%)보다 0.7% 포인트 증가했다.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사는 이들을 뜻하는 ‘자가점유율’도 58.4%로 1년 전(57.4%)과 비교해 1.0% 포인트 늘었다.

다만 연령별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15~34세 청년 가구의 자가점유율은 12.2%로 전년(14.6%)과 비교해 2.4% 포인트 감소했다. 청년층 비중이 높은 신혼부부(결혼 후 7년 이내) 상황도 비슷했다. 자가점유율은 43.9%로 전년(46.4%)과 비교해 2.5% 포인트 줄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자가점유율이 75.7%에서 75.9%로 소폭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면적도 줄어들었다. 청년층의 1인당 주거면적은 2023년 32.7㎡에서 지난해 32.1㎡로 감소했고, 정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1인 가구 14㎡·2인 가구 26㎡·3인 가구 36㎡ 기준) 미달 가구도 6.1%에서 8.2%로 증가했다. 신혼부부의 1인당 주거면적도 27.8㎡에서 27.4㎡로 줄고, 최저주거미달가구는 1.8%에서 2.5%로 늘었다. 조사대상 전체의 1인당 주거면적은 36.0㎡로 변함이 없었고, 최저주거미달가구는 3.6%에서 3.8%로 소폭 늘었다.

지난해 서울 자가주택 보유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지수 배수(PIR)는 중간값 기준 13.9배였다. 집을 사려면 13.9년 동안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지분적립형 분양 주택이나 토지 임대부 등 내 집 마련을 위한 중간 사다리 격의 주택 분양을 늘리고 젊은 층이 선호하는 오피스텔도 많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