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한일전 10연패… 역시 일본이 한 수 위?

입력 2025-11-17 01:14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지난 15일 4만명 넘는 관중이 몰린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이 1년 만에 열린 한일전에서 두 자릿수 사사구를 허용하며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10년 동안 이어진 연패 탈출을 노렸으나 실력 차만 거듭 확인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4대 11로 패했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예선 이후 약 1년 만의 맞대결이었지만 이번에도 웃지 못했다.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일본을 상대로 승리 소식이 없는 대표팀은 공식전 10연패를 기록했다.

패인의 중심에 사사구가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만 11개를 기록했다. 4회 선발 곽빈(두산 베어스)이 내려간 뒤, 불펜 6명이 등판해 10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이로운(SSG 랜더스)과 김택연(두산) 등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들이 대거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일본의 사사구는 3개에 불과했다.

국제 규정 적응 문제도 숙제로 남았다. 이번 경기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규정을 기준 삼아 ‘구원투수 세 타자 의무 상대’와 KBO리그보다 5초 짧은 피치클록이 적용됐다. 5회말 이호성(삼성 라이온즈)이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4점을 내주는 동안 교체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불펜 운용에 더욱 신중함이 필요해졌다. 8회말 이민석(롯데 자이언츠)은 피치클록 위반 이후 볼넷을 내줬고,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은 자동 투구판정시스템(ABS)이 아닌 인간 심판의 볼판정에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의 변수도 존재했다. 3-3으로 맞선 5회초 선두 타자 문현빈(한화 이글스)의 타구가 땅을 스친 뒤 투수를 맞고 1루수 글러브로 들어갔다. 그 사이 문현빈은 1루에 안착했지만,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이 판정으로 흐름을 되찾을 기회를 놓쳤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전력 차가 패배로 연결된 경기였다. 해설위원으로 도쿄를 방문한 ‘돌직구 투수’ 오승환은 “선수들은 ABS를 핑계 대지 않아야 한다”며 “WBC에서 이와 같은 판정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타석에서 제 몫을 다한 일부 선수들의 활약은 위안거리였다. 태극마크 데뷔전을 가진 안현민(KT 위즈)은 4회초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타구 속도 시속 177.8㎞로, 비거리 129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준비 중인 송성문(키움 히어로즈)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톱타자로 출전한 신민재(LG)는 3안타를 몰아치며 팀이 기록한 안타의 절반을 책임졌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