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서 비롯된 양국 간 충돌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15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는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함을 알린다”며 “일본에 있는 중국인은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에 대해 도발적인 발언을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가 심각하게 악화됐고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신체와 생명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중국국제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 취소·변경을 무료로 처리해준다고 공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양국 정상이 확인한 ‘전략적 호혜 관계’라는 큰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올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9월까지 약 750만명으로 방문국 중 가장 많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에서 ‘무력이 동반된 대만 유사시’를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8일 엑스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발언을 올리는 등 중국은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대변인 명의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면 안 된다. 불장난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날 심야에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압박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15일 “중국 정부는 실질적 반격 준비를 마쳤다”며 추가 보복 수단으로 대일본 제재와 정부 간 교류 중단을 꼽았다. 중국 해경은 16일 해경 1307함정 편대를 보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순찰하는 등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