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한강버스 안전 우려”… 또 吳와 대립각

입력 2025-11-16 18:43
한강버스가 16일 서울 잠실선착장 인근 100m 부근에서 바닥에 걸려 멈춰 서 있다. 전날 사고로 한강버스는 당분간 압구정·옥수·뚝섬·잠실 구간은 운항하지 않고, 한남대교 남단 마곡~여의도 구간에서만 부분 운항한다. 최현규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시 한강버스의 잇단 사고와 관련해 운항 안전 체계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종묘 인근 재정비 계획을 둘러싼 논쟁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의 안전 문제도 정면 겨냥한 것이다.

김 총리는 16일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한강버스 선박, 선착장, 운항 노선의 안전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라”며 특별지시를 내렸다.

잠실행 7항차 102호 한강버스는 전날 오후 8시25분쯤 잠실선착장 인근 100m 부근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102호선이 항로 표시등 밝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항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당시 한강버스에는 승객 82명이 타고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11일 만에 고장이 연이어 발생해 지난 9월 시범 운항으로 전환했다. 지난 1일 정식 운항을 재개했지만 15일 만에 다시 사고가 난 것이다.

김 총리는 사고 전날에도 한강버스 뚝섬선착장을 찾아 “안전 문제를 철저하게 챙겨 달라”고 주문했지만 다음 날 사고가 나자 특별지시를 내렸다. 그는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한강의 얕은 수심과 관련해 한강버스 운항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과 그 대응 방안을 상세히 분석해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는 이날 압구정·옥수·뚝섬·잠실 선착장 운항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에 나섰다. 이 기간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 선착장만 오간다. 완전 운항은 한남대교 상류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마치면 재개된다.

김 총리와 오 시장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에 서울시가 142m 높이 건물이 들어서도록 재정비 촉진 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 김 총리는 고층 재개발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압박했고, 오 시장은 공개 토론을 하자며 맞섰다. 이후 김 총리가 오 시장이 도입한 한강버스를 저격하면서 2차 공방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오 시장은 사고 후 페이스북을 통해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부족한 부분은 신속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 문제를 정치 공세의 도구로 삼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위험성 지적이 계속돼 현장 점검에 나섰고, 직후 바로 사고가 나서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정치적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준상 김용헌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