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충남 서산 대산 석유화학산업단지 내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를 합치는 사업재편안을 이르면 이번 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0개 석화 기업이 지난 8월 사업재편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은 뒤 나오는 첫 결과물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대형 석화 산단이 위치한 전남 여수와 울산에서도 연내 구조조정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어 대산 산단 내 양사의 석화 설비를 통폐합하는 안건을 승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사업재편안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후속 절차를 관계부처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편안의 핵심은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NCC 설비 등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고, HD현대케미칼은 현금 출자를 통해 합작사를 세우는 내용이다. 합작사 지분은 양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눌 것으로 보인다. 현재 HD현대케미칼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2014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석유 제품과 혼합자일렌(MX) 등을 주로 생산한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1502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재무안전성도 취약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적자를 이어갔지만 적자 폭을 줄이며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사업재편안 제출 시한을 올 연말로 제시하면서 먼저 추진하는 산단과 기업에는 더 빠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시한이 한 달 반가량 남은 만큼 업계의 추가 움직임이 예상된다. 여수에서는 LG화학이 GS칼텍스에 NCC를 매각하고 합작사를 설립한 뒤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후 논의는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를 통합하는 방안도 계속해서 검토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3개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의 자문을 받기로 협약을 맺고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