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성수동서 복음 팝업스토어… “인생의 나침반 찾았다”

입력 2025-11-17 03:03
한 참가자가 1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 로드마스터 팝업스토어에서 사막 생존물품이 그려진 자석을 화이트보드에 붙이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로 나와 10분쯤 걸어가면 인기 브랜드와 팝업스토어가 즐비한 연무장길이 나온다. 요즘 핫한 이곳 한복판에 16일 복음을 전하기 위한 ‘복음 팝업스토어’가 눈길을 끌었다.

선교단체 로드마스터(대표 홍재훈 선교사)가 마련한 이 공간의 이름은 ‘더 데저트 게임(The Desert Game), 오아시스로 가는 길’이었다.

“사막 횡단 게임 하고 가세요. 오아시스에 도착하면 생명수를 드립니다.” 봉사자들의 초대로 게임 공간으로 들어가면 오아시스행 비행기표와 여권을 나눠준다. 기자도 이들이 준 여권 뒤의 ‘사막횡단 체험 참가 동의서’에 이름을 적었다. 체험은 ‘입성 준비’와 ‘방향 설정’ ‘시세 읽기’ ‘달빛 사막’ ‘오아시스’ 다섯 단계로 구성됐다.

입성 준비 단계에서는 휴대전화와 모자 호루라기 구급상자 침낭 물 등 책상에 놓인 생존물품 중 다섯 개를 골라야 했다. 방향 설정 단계로 이동하자 각각 다른 동물이 그려진 거대한 판이 흡사 장기판처럼 바닥에 붙어 있는 게 보였다. 조원 중 한 명이 ‘인간 말’이 돼 사회자가 전하는 단서를 활용해 탈출구를 찾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됐다.

“낙타(그려진 판)로 가자.” “위로 움직이는 게 맞다.” 참가자들은 사회자에게 탈출을 위한 정보를 얻었지만 다수가 선택한 답이나 목소리가 큰 이들의 선택을 따라가기 일쑤였다. 사회자는 “사막에서 길 찾기는 다수결이 아니라 진리를 읽는 사람이 길잡이가 돼야 한다”는 팁을 주기도 했다.

시세 읽기 단계에서는 적절한 생존 행동을 선택해야 했다. 눈을 가리고 상자 속 물품을 맞히는 달빛 사막 단계까지 마치자 “오아시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생명수라고 이름 붙인 음료수를 건넸다.

마지막 오아시스 단계에 이르자 ‘나는 지금 모든 것을 아는 마스터에게 ○○○을 묻고 싶다’는 문장이 벽면 한쪽에 보였다. 참가자들은 ‘행복해지는 법’ ‘생강차 만드는 법’ ‘짝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는 법’ 등 가벼운 질문부터 철학적 물음까지 다양한 질문을 했다. 봉사자 반창환(34)씨는 “누구나 사막 같은 인생길을 걷지만 그 길을 내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인생 나침반 삼아 어려움이 있을 때 지혜를 구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10대 자녀와 함께 참여한 김규리(44)씨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삶의 어려움 앞에서 무엇을 의지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권지효(15)양은 “방향을 알아야 제대로 된 길을 갈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로드마스터는 개척선교회(GMP) 소속인 홍재훈 선교사가 2012년 사랑의교회 파송을 받아 중동 일대에서 사역하며 만든 선교단체다. 홍 선교사는 “팝업스토어의 목적은 하나님이 일하시도록 문을 열기 위해서”라며 “기독교를 무겁게 느끼는 다음세대에게도 신앙이 새롭고 트렌디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