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 수능 끝난 고3들의 찬양 함성

입력 2025-11-17 03:03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학교 이상준 목사가 지난 14일 제2교육관에서 열린 ‘2025 틴스 파워(Teen’s Power) 홀리 페스티벌’에서 수험생 및 취업준비생, 청소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한 곡 더, 한 곡 더!”

화려한 조명 아래 고3 학생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지난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교육관에서 열린 ‘2025 틴스파워(Teen’s Power) 홀리 페스티벌’ 현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2004년 시작된 교회 청소년 금요철야예배 틴스파워는 매년 수능 후 학생들이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께 인생을 맡기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의미로 홀리 페스티벌을 열어 왔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앞에 섰음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교회 입구를 장식한 색색의 풍선과 뽑기 게임, 포토존 코너 등은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축제답게 예배도 스탠딩으로 진행됐다. 중앙에 찬양팀을 둘러싸고 학생들은 원형으로 둘러섰다. 워십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형형색색의 야광봉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고, 수능을 마친 해방감과 감사 그리고 오늘까지 인도해 오신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의 열기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교회학교 교장 이상준 목사는 에스겔 47장 8~10절을 본문으로 ‘다이브(DIVE)’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그는 “고3 친구들은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는 출발점에 서 있다”며 “이제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여러분 앞길에 에스겔의 환상처럼 생명의 강이 흘러 그 강이 닿는 곳마다 변화와 회복이 일어나길 축복한다”고 권면했다.

이어 학생들은 무릎을 꿇거나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눈물로 기도하며 하나님이 자기 삶의 주인이심을 고백했다. 교역자들은 학생들을 꼭 안아주며 “정말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예배 후에도 축제는 계속됐다. 학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앙코르’를 외치며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맞잡고 뛰며 찬양 네 곡을 더 부른 뒤 아쉬움 속에 집회를 마쳤다.

학생들의 얼굴엔 후련함과 설렘이 교차했다. 황지우(18)군은 “길고 긴 수능이 끝나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예배에 나왔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찬양하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기분이었다. 남은 입시도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믿음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권찬희(18)양도 “예배의 자리에 너무 오고 싶어 입시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며 “친구들과 함께 찬양하고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아 수능 치르느라 수고 많았고 앞으로도 함께 예배드리며 이 믿음 지켜 나가자”고 덧붙였다.

강혁 부목사(고등 1·2부)는 “수능 후에도 예배를 사모하며 나온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16일 주일에는 페스티벌에 나오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수능 위로회가 진행됐다. 올해 고3 수험생을 지도해 온 임현숙 부목사는 “오늘 예배에 눈물로 나온 아이들이 있다면 하나님의 위로로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삶의 자리에서 아이들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