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터널 끝났나… 올해 전기차 보급 사상 첫 20만대 돌파

입력 2025-11-16 19:06

올해 연간 전기차 신규 보급량이 2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수소차 보급량도 함께 늘면서 내년에는 전기·수소차 100만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3일 기준 올해 신규 전기차 보급 대수가 20만650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산 비중은 승용 55%, 승합 64%, 화물 93%였다. 전기버스(승합)는 중국산의 선전으로 2023년 국산 비중이 46%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63.3%로 회복했다.

전기차 보급 사업이 시작된 2011년 이후 신규 등록 전기차는 10년 만인 2021년 10만427대를 기록하며 10만 보급 시대가 열렸다. 정부 지원책이 지속되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차를 내놓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저탄소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전기차 보급은 급성장세를 보였다.

전기차 신규 보급 대수는 2022년 16만4486대로 최고치를 찍은 후 충전시설 부족과 화재 위험성 등의 여파로 2023년 16만3000대, 2024년 14만7000대로 감소했다.

올해 신규 전기차 보급이 급반등한 데 대해 기후부는 연초 보조금 사업 조기 개시, 다양한 친환경 신차 출시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연간 수소차 보급도 2023년 4700대, 지난해 3800대에서 올해 5900대를 달성했다. 전체 전기·수소차 등록 대수는 총 91만3207대로 내년이면 100만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년간의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이 끝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전체 자동차 대비 전기·수소차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정부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 제시한 ‘전기차 누적 420만대 이상 보급’을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국내 제조사와 외국 제조사가 양분하고 있고, 자율주행 등 기술을 앞세운 테슬라와 가격을 무기로 하는 비야디(BYD) 등의 공세가 거센 점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단순 대수 확대를 넘어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도록 촘촘하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