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늦추고 젊게… 지방줄기세포에 답이 있다

입력 2025-11-18 00:11
최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저속 노화와 무병장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법으로 지방줄기세포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근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저속 노화’가 건강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장년층은 젊은 시절의 체력과 외모를 되찾길 바라고 젊은 세대는 현재의 젊음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만큼 항노화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관심을 끄는 분야가 줄기세포다. 많은 이들이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젊음 회복 방안을 찾으려는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줄기세포는 ‘재생 의학의 꽃’으로 불려왔다. 신생혈관을 만들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등 특유의 기능으로 과거부터 희귀·난치병 치료 연구에 주로 쓰여왔다. 요즘엔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찾는 새로운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노화 연구 리뷰(Ageing Research Reviews)’에 실린 설치류 대상 줄기세포 이식 연구 21편 중 18편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확인됐다. 해당 연구에서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생쥐들의 수명이 평균적으로 유의미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편의 연구에선 근력과 면역력 저하 등 허약 지표 개선도 확인,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수명 연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김정은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17일 “건강수명은 단순한 장수와 달리, 신체·정신적 기능을 유지하며 삶을 살아가는 기간을 의미한다”면서 “최근 연구에선 건강수명 연장의 핵심이 바로 노화와는 별개로 나타나는 ‘노쇠(frailty)’를 늦추는 것임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의는 “줄기세포는 세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과 장기의 상태를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생명 연장이나 건강수명 확대 등 연구가 활발하며 최근 그 가능성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흥미로운 점은 21편의 연구 중 절반이 단 한 차례의 줄기세포 주입만으로 효과를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또 노화를 촉진시켰거나 특정 노인성 질환 쥐 모델을 대상으로 적용한 경우 줄기세포 이식의 긍정적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다만 아직은 동물실험 단계의 효과로 인체 적용을 위해선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지방 줄기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원(Cell source)에 대한 임상 검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줄기세포는 혈액, 골수, 지방 등에서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이 지방 줄기세포다. 지방은 골수에 비해 약 500배, 말초혈액 대비 2만5000배 많은 줄기세포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줄기세포 수율(획득 비율)이 월등히 높아 배양한 줄기세포와 동일한 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 줄기세포를 활용한 항노화의 핵심은 재생이다.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줄기세포 연구(Stem Cell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방이나 골수 등에서 채취 가능한 중간엽 줄기세포가 노화 조직 재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세포로 분화해 손상된 세포를 대체하고 조직 기능을 회복시켰다. 또 각종 성장인자를 분비해 세포 활력을 조절함으로써 노화 과정을 늦출 수 있는 점도 확인됐다. 김 전문의는 “지방 줄기세포를 활용한 ‘정맥(IV) 주사 시술’이 안티 에이징과 피부 활력 유지에 도움 주기 위한 대중화된 시술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자가 지방 기반으로 면역학적 안정성이 높고 당일 추출·시술이 가능해 향후 한국형 웰니스 시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내다봤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