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주저앉게 만드는 절망의 순간들은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상황은 변하지 않고 노력의 결과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오는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지금이 절망의 자리라면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해 보시기 바랍니다.
포기의 충동이 밀려올 때, 과거의 짐을 내려놓기
제2차 세계대전 중 온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을 때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은 “지옥을 걷고 있다면 계속해서 걸어가라”고 말했습니다. 절망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고통을 되새김질할 때 더욱 깊어집니다. ‘계속해서 걸어가라’는 뜻은 미래를 향한 적극적인 의지입니다. 절망의 상황에 멈춰 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탈출할 수 있다는 실천적 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43장 18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거나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리가 옛날 일, 즉 과거의 고통과 실패의 짐에 묶여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포기의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면 먼저 과거의 짐을 내려놓고 고통의 자리에서 발을 떼라는 것입니다.
혹시 멈춰버렸다면, 미래를 기대하기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의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은 원래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 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건설 도중 교황청과 볼로냐시 정부 간의 갈등과 자금 문제로 갑자기 건축이 중단됩니다. 건물 정면(파사드)은 아랫부분만 대리석으로 마감됐을 뿐 윗부분은 뼈대가 그대로 노출된 미완성 상태로 수백 년간 방치됐습니다. 이 성당은 웅장함과 동시에 ‘미완성의 좌절’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됐습니다.
겉보기에는 명백한 실패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 성당은 볼로냐의 가장 중요한 상징입니다. 사람들은 이 미완성 건물을 보며 과거의 꿈과 현재의 용기를 떠올립니다. 미완성의 파사드는 좌절의 상징이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미래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기대를 상징합니다.
선택해야 한다면, 절망의 자리에서 기대의 길로
우리의 신앙 삶 사업 관계는 때때로 볼로냐 대성당처럼 미완성입니다. 또 처칠이 말한 대로 지옥을 걷는 듯한 고통의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우리의 미완성과 고통의 현실에 대해 하나님의 기대를 선언합니다.
나의 미완성은 하나님의 시작점입니다. 우리는 미완성의 성당처럼 우리 삶이 실패로 끝났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미완성된 곳에서 새 일을 시작하십니다. 우리의 능력으로 더 이상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때 하나님은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을 만드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더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새 일은 나의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입니다.(엡 3:20)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당신의 삶은 실패한 폐허가 아니라 하나님이 아직 완성하지 않으신 위대한 건축물입니다. 지금의 고통은 통과해야 할 지옥이며 하나님은 그 길을 안내하고 계십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십시오. 그 기대는 당신의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당신의 멈춰선 삶에 새로운 길과 생명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임정문 목사(부여 성흥교회)
◇충남 부여 성흥교회는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소속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교회입니다. 임정문 목사는 성결대 대학원(사회복지학박사)에서 수학했습니다. 예성 총회 사회복지국장과 경민대 교수를 역임하고 3년 전 성흥교회로 부임해 사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