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는 전직 대통령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초대 조지 워싱턴을 비롯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노예 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까지. 높이 18m에 달하는 이 조각상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눈물이 담겨 있습니다.
이곳은 본래 라코타 수우족 인디언이 살고 있었고 그 산은 그들에겐 신성한 곳이었습니다. 1868년 미국 정부는 그 땅에서 금이 발견되자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이 얼굴상들을 새겨넣었습니다. 사연을 모르는 관광객들에겐 탄성을 자아내는 작품이겠지만 원주민에게는 거룩한 곳을 깎아내고 정복자들의 얼굴을 새겨넣은 씻을 수 없는 모욕이자 상처였습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불의로 그 집을 세우며 부정하게 그 다락방을 지으며 자기의 이웃을 고용하고 그의 품삯을 주지 아니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렘 22:13)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입니다. 공과(功過)가 있을 것이고 만족과 아쉬움도 있을 겁니다. 혹여 부끄러운 열매나 후회되는 언행은 없는지 주님 앞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안광복 목사(청주 상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