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인프라 기반 신속 행동’ 모토
기존 SNS 플랫폼 지속적으로 확대
미래 주력 될 메타버스 공격적 투자
80개 내외 계열사 거느린 기업 성장
기존 SNS 플랫폼 지속적으로 확대
미래 주력 될 메타버스 공격적 투자
80개 내외 계열사 거느린 기업 성장
창업 20년이 지난 글로벌 선두 기업인데 여전히 현재보다 미래 가능성으로 평가받는 기업이 있다. 학술 용어였던 소셜네트워크를 온라인 현실에 구현해 보통명사로 만들고 세계 인구 절반이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보유한 메타 플랫폼즈(메타)다.
SNS 산업의 탄생
원래 명칭이 페이스북이던 메타는 하버드대 학생 마크 저커버그와 친구들이 학생들 간 친목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학생 교류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 없던 당시 저커버그는 사진과 개인 프로필 등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을 만들었는데 다른 대학들로 빠르게 확산됐다. 2004년 창업할 때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미션을 “세상을 개방적이고 연결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페이스북 창업은 본격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새로운 산업의 탄생이었다.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소재한 메타는 친구들과 메시지, 텍스트, 사진, 멀티미디어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사진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 짧은 텍스트 중심의 스레드 등 끊임없이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들로 진출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창출한 광고 수익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는데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꿀 정도로 적극적이다.
수확체증 법칙과 플랫폼 경쟁력
메타의 경쟁력은 수확체증 법칙에 기반한 플랫폼이다. 상식적 경제원리는 생산 요소의 투입량 증가에 따라 산출량 증가율이 줄어드는 수확체감 법칙이다. 그런데 소셜네트워크에서는 가입자 증가에 따라 플랫폼의 가치 증가율이 더 높아지는 수확체증 법칙이 작동한다. 따라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플랫폼이 있다면 더 많은 사용자를 가진 플랫폼이 경쟁우위를 가지게 된다. 또 사용자 증가는 플랫폼의 매력도를 증가시켜 새로운 사용자의 유입을 유도한다. 수확체증 법칙을 실현한 대표적 기업이 현재 세계 인구 절반에 가까운 30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메타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들이다.
메타의 경쟁우위 원천은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모든 서비스가 무료일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추가해 플랫폼 매력도를 증가시켰다. 그 결과 메타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들은 사회관계의 대부분을 커버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엄청난 규모의 사용자는 극도로 매력적인 광고 채널이 돼 수익의 95%를 광고로 창출한다. 새로운 플랫폼과 미래 기술을 모두 자체 개발하기는 어려우므로 메타는 끊임없는 인수·합병으로 80개 내외의 계열사를 가진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는데 대표적 사례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과 오큘러스 VR을 거액에 인수한 것이다.
경쟁 우위 요소를 스스로 허물어 혁신
강력한 리더십으로 메타를 이끈 저커버그의 전략은 기존 경쟁우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경쟁우위를 파괴하는 신속한 창조적 파괴다. 창업 때부터 저커버그는 “매일 무엇인가를 파괴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빠르게 행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의 선두로 성장하자 저커버그는 신속한 창조적 파괴와 수확체증 네트워크 경쟁력을 함께 극대화하기 위해 “확고한 인프라 구조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행동하라”고 두 가지 상반된 전략적 목적의 동시 추구를 제시했다. 기존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의 지속적 확대와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양손잡이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메타는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드를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의 ‘앱스 가족’과 미래의 핵심 사업 분야가 될 메타버스 등 ‘리얼리티랩스’라는 두 가지 사업 분야에 동시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의 미래를 메타버스 중심으로 결정하고 회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특히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수십억명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로 구성된 세상에서 일하고 교류하며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규정하고, 실제로 호라이즌 월즈라는 메타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미래지향적 분야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함에도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은 바로 양손잡이의 다른 한쪽인 막강한 소셜네트워크 분야 덕분인 것이다.
AI 중심 환경 변화와 공격적 대응
최근 전 세계 모든 산업을 뒤흔드는 AI 중심 환경 변화에 대응키 위해 메타는 미래지향적 리얼리티랩스는 물론 기존 소셜네트워크 플랫폼들도 궁극적으로 AI 기반 메타버스로 전환하기로 하고 AI 기술에 적극 투자해 왔다. 2023년 생성형 AI 기술이 급발전하자 메타는 인력과 조직, 예산을 AI와 메타버스를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실제로 자체 AI 모델 라마2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메타는 2024년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제휴해 최초의 증강현실 안경 오리온을 출시했고, 2024년 말 사용자가 고도의 현실성을 가진 비디오와 오디오를 생성할 수 있는 AI 무비젠을 선보였다. 그 결과 2024년 말 메타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5년 후반 메타가 3년간 6000억 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AI 초지능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하자 다른 AI 모델인 딥러닝 중심으로 메타의 기존 AI 연구를 이끌던 핵심 인력이 대거 퇴사해 독자 기업을 창업하는 등 혼란을 겪기도 했다.
미래 가능성이 핵심 가치인 젊은 기업
2012년 기업공개 당시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은 반드시 소유해야 할 차세대 핵심 주식이 맞지만 엄청난 시장 가치와 기대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확고한 대규모 수익원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메타가 막강한 잠재력을 가진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실현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럼에도 메타가 과감하게 미래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은 3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기존 수확체증 소셜네트워크 플랫폼들의 막강한 경쟁력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새로운 수확체증 효과를 추가해 사용자가 이탈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강력한 수확체증의 이점을 제공하는 경쟁자에게 추월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메타와 유사한 수확체증 플랫폼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가진 우리나라 소셜네트워크 기업들도 기존 시장지배력에 안주하지 않고 수확체증 네트워크의 끊임없는 강화와 함께 과감한 미래지향적 혁신을 동시에 시도하는 양손잡이 경쟁력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명예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