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인지했으며 자신도 가담했을 개연성이 담긴 이메일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기극”이라며 반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엡스타인 파일’에서 이메일 3통을 발견해 공개했다.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여자친구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네가 알아야 할 것은 짖지 않은 개가 바로 트럼프라는 사실이다. ‘피해자’가 내 집에서 그(트럼프)와 함께 몇 시간을 있었는데도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맥스웰은 “나도 그 생각했다”고 회신했다. 맥스웰은 현재 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엡스타인은 2015년과 2019년 작가 마이클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트럼프의 범죄를 암시하는 내용을 적었다. 그는 체포를 앞둔 2019년 1월 울프에게 “그(트럼프)가 소녀들(피해자)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2001~2006년 뉴욕 맨해튼과 플로리다 팜비치 저택에 최소 36명의 여성 미성년자를 동원해 정·재계 주요 인사에 성 접대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민주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에서 얼마나 형편없게 대처했는지 눈을 가리기 위해 엡스타인 사기극을 다시 꺼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중상모략할 가짜 서사를 만들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적으로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