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음료에도 지역 특산물 쓴다… 업계 로코노미 열풍

입력 2025-11-17 02:19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특산물을 재해석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모델이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를 소개하는 모습. 한국맥도날드 제공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경제 활성화와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맛과 스토리를 갖춘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하면서 업계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6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내년부터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확대한다. 매년 여름에 집중하던 시행 기간을 1분기로 넓힌다. 버거뿐 아니라 스낵 및 음료 메뉴 개발에도 지역 농산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맥도날드의 ‘한국의 맛’ 시리즈는 대표적인 로코노미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21년부터 창녕 마늘·진도 대파·익산 고구마 등을 활용한 버거와 나주 배·영동 샤인머스캣 기반 음료 등을 선보이며 올해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다.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총 617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 수급한 농산물 규모는 1000t을 넘었다.

식품업계의 상생 상품 기획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가을 ‘고창 고구마 시리즈’를 출시하며 ‘맛있는 대한민국 상생로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부여 밤 시리즈’가 한 달여 만에 완판된 데 이어 올해는 생산 물량을 지난해 대비 70% 확대했음에도 2주 만에 물량이 소진됐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소상공인 카페의 경쟁력으로 제공하는 상생 프로그램도 있다. 스타벅스는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한정 음료를 개발해 소상공인 카페에 제공한다. 지난 12일 일곱 번째 상생음료 ‘안동 찐 사과’를 전국 150개 소상공인 카페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지원한 원부재료는 약 41만6000잔에 달한다.

특산물 활용을 넘어서 특정 지역에서만 선보이는 상품 전략도 호응을 얻고 있다. 던킨은 지난달 제주 우도 땅콩을 활용한 한정판 도넛 2종을 제주 지역 14개 매장에서 한정 출시했다. 파리바게뜨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제주마음샌드’ 역시 우도 땅콩을 넣어 만든 대표적인 지역 한정 상품이다. 2019년 출시 이후 여행객들 사이에서 ‘오픈런’이 벌어질 만큼 인기다.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인식은 로코노미 확산에 힘을 보탠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지난 4월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10명 중 6명은 이를 ‘가치 있는 소비’로 인식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