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에 유리한 문항 배제… EBS 연계율 50% 수준”

입력 2025-11-13 18:30 수정 2025-11-13 18:42
연합뉴스

김창원(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국어교육학과 교수)은 13일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문제에서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빼는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교육과정의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 핵심적인 내용은 기존 시험에서 다뤄졌더라도 필요한 선에서 질문의 형태와 문제 해결 방식을 바꿔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작년 출제 기조를 이어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국어와 영어에서는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수학과 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개별 교과 특성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들로 시험을 설계했다고 했다. 필수 응시 영역인 한국사의 경우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하되 학습 부담이 크지 않도록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를 기준으로 50% 수준이며, 특히 영어의 연계 문항은 모두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 지문을 통째로 외워서 푸는 공부법이 통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이과생이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에 대해선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선택 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 유불리 문제까지 퍼진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택 과목 유불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초에 세운 목표 난이도에 따라서 작년의 수능 기조와 올해 6월, 9월 모의고사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서 문제를 출제한다면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 대해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응답 특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출제했다. 절대평가 체제에서 1등급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관심사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날 치러진 수능 수험생 필적 확인 문구는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이었다. 안규례 시인의 작품 ‘아침 산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