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역대 최고, 사회 신뢰는 하락… 불안사회 단면

입력 2025-11-12 00:06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 국민 71.5%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사회 신뢰도 조사에서는 긍정적 응답이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하락해 4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불안사회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중 71.5%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준비가 돼 있다’ 포함)고 답했다. 준비 방법(복수 응답)은 국민연금이 58.5%로 가장 높았고 예금·적금(16.9%), 직역연금(8.1%), 사적연금(5.0%), 부동산 운용(3.9%) 순이었다. 김지은 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2011년 통계 개편 전을 통틀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이 70%를 넘은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조사는 복지·노동·교육·건강 등 10개 부문에 대해 2년 주기로 절반씩 실시하는 전국 단위 조사다.


특히 젊은층의 노후 준비율이 2년 전보다 높아졌다. 20대(19~29세)는 2023년 43.7%에서 올해 44.4%로, 30대(30~39세)는 74.1%에서 76.0%로 각각 상승했다. 노후 대비에 나서는 젊은층이 많아진 만큼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령층의 현실도 노후 불안의 단면을 보여준다. 60세 이상 응답자 5명 중 4명(79.7%)이 생활비를 본인 또는 배우자가 직접 마련한다고 답했다. 자녀·친척 지원은 10.3%,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10.0%에 그쳤다.

사회 신뢰도는 2019년 조사 개시 이래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은 54.6%로 2년 전보다 3.5% 포인트 떨어졌고,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45.4%로 3.5% 포인트 늘었다.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사회 불안이 불신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설된 ‘외로움’ 항목 조사에선 국민 10명 중 4명(38.2%)이 평소 외롭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65세 이상의 외로움 비중은 43.4%였다.

13∼34세 청소년·청년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대기업(28.7%)이 제일 많았고 이 응답률은 역대 최고치였다. 이어 공기업(18.6%), 국가기관(15.8%) 순이었다. 과거와 비교해 국가기관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대기업은 증가하는 추세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