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은 장애인의 것 아닌 모두의 예술”

입력 2025-11-12 01:05
방귀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 이사장이 11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장문원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문원 제공

“장애예술은 장애인만의 예술이 아니라 ‘모두의 예술’입니다. 장애예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대중의 인식도 바뀌길 바랍니다.”

방귀희(68)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 이사장은 11일 서울 충정로에 있는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장문원 10주년 기념행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 개선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방 이사장은 “장애예술을 장애인의 단순한 취미생활 또는 아마추어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장애예술은 그냥 예술이다. 수월성(우수성)으로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장문원은 정부가 대학로에 조성한 첫 장애인문화예술 전문시설 ‘이음센터’ 위탁운영기관으로 2015년 설립됐다. 이후 2021년에 장애예술인지원법에 따라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업무 전담기관으로 장애예술인의 창 제작 활동 지원과 교육, 일자리 지원 등 종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왔다. 이음센터를 시작으로 2023년 장애예술 표준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지난해 장애예술 전시장인 모두미술공간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장문원 설립 이후 10년간 개인 869명, 단체 1212개가 지원받았으며 37건의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2019년부터 추진해 온 국제교류 사업을 통해 총 10개국에서 65건의 교류가 이뤄졌다. 이음아카데미를 통해서는 2756명이 장애예술 역량을 강화했으며, 접근성 정보 콘텐츠 3227건을 제공해 장애로 인한 장벽 해소에도 힘썼다.

방 이사장은 “장애인 관련 분야에서 가장 소외됐던 것이 장애예술이다. 장애스포츠만 하더라도 1980년대부터 크게 발전했지만 장애예술은 2010년대 들어와 장문원 설립 등으로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장애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영국이나 일본 등을 보면 비장애인 전문가가 나서서 장애인을 돕는 차원에서 장애예술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장애 예술가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서 목소리를 많이 낸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장애예술의 대모’로 불리는 방 이사장은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을 만들어 25년간 발간하는 등 장애예술 분야를 이끌어왔다. 2009년 창립된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3월 장문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장애예술의 역사를 담는 아카이브 구축, 장문원 산하 장애인 예술단 설립 등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후원회를 만들어 정부 예산으로 부족한 부분을 충당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장문원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월급의 75%를 장애 예술 활성화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