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를 위한 상원 표결에서 공화당에 협력한 일부 중도파 의원들의 당론 이탈로 내홍을 겪고 있다.
미국 상원은 셧다운 41일째인 10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연방정부 업무 재개를 위한 단기 지출 법안(임시예산안)을 찬성 60표(반대 40표)로 가결 처리했다. 전날 상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해제 절차 표결에서 공화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중도파 의원 7명과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은 이날 임시예산안 표결에서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모두 53명인 공화당에선 긴축 재정을 주장하는 랜드 폴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민주당 이탈표를 포함한 찬성표가 의결정족수와 동수를 이루면서 법안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임시예산안이 하원 표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완료되면 셧다운은 해제된다. 하원은 상원과 다르게 과반 찬성만으로 법안 가결이 가능하다. 전체 435석인 하원에서 공화당은 과반인 219석을 차지한 만큼 임시예산안 통과가 유력하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르면 12일 오후 표결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여야 하원의원들에게 의회 복귀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셧다운 해제에 동의하는 대신 건강보험 오바마케어 연장안을 12월 중 상원에서 표결하자는 민주당 중도파의 제안에 대해 “매우 좋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민주당이 사상 최장 셧다운에서 트럼프와 거래를 택한 당내 상원의원들의 이탈표로 내홍에 직면했다”며 “민주당은 뉴욕시장 선거 등 지방선거에서 완승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댄 파이퍼는 블로그에 “민주당이 승리 문턱에서 패배를 택했다”고 비판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책임론도 불거졌다. 세스 몰튼 하원의원은 중도파 의원들의 당론 이탈에 대해 “우리에게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