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1시.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제19회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턴 투워드 부산)’ 기념식에는 14개국 참전국 대표와 유엔참전용사, 외교사절, 시민 등 800여명이 참석해 한국전쟁 당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영령을 추모했다.
부산시는 이날 유엔기념공원에서 전 세계가 동시에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 국제추모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박수영 국회의원, 유엔군사령부 장병과 참전국 대사 등 주요 인사가 함께했다.
턴 투워드 부산은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 추모 행사다.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시작돼 2020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국민대표로 참석한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헌화 후 “6·25전쟁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더 많은 국민이 추모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엔데이를 국가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며 “참전국에 대한 예우와 국제협력 강화를 위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유엔데이는 1945년 유엔 창설일(10월 24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우리나라는 1975년까지 법정공휴일로 운영했으나 1976년 북한의 유엔 가입에 반발해 폐지됐다. 박 시장은 “부산은 유엔 참전국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잊지 않고, 세계평화의 상징 도시로서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