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에베소서를 읽다가 다음 구절에서 우주적 시야가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엡 1:22~23) 특히 ‘충만(fullness)’이라는 용어에 세례를 받은 것처럼 심한 격정에 휩쓸리게 되었다. 여기서 교회라는 용어는 보편적 교회(Universal Church)로 우주적 충만함(Cosmic fullness)을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 거룩한 루틴(Holy Routine)이라는 개인적 충만이 공동체적 충만(Communal fullness)으로 확장되면 거룩한 교회(Holy Ekklesia)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글로벌하비스트서밋(GHS) 대회는 마지막 추수의 돌파를 위한 대연합(Great Unity)이라는 차원에서 주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
필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볼프강 심슨 박사의 ‘가정교회’라는 책을 읽고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가정교회만이 성경적 신약교회라는 확신을 하게 됐고 그 렌즈로 모든 교회를 평가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빌리온소울하비스트(BSH) 운동을 진행하면서 중대형 교회도 하나님이 크게 쓰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구조의 이슈가 아니라 임재의 이슈임을 깨달은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모델로 제시된 나이지리아의 GCCG 교회는 글로벌 선교형 교회의 모델이고 인도의 갈보리교회는 글로벌 비전형 교회의 모델이었다. 브라질의 씨다지교회는 글로벌 혁신형 교회의 모델이다. 모두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가운데 승법번식의 특성을 가졌다. 물론 중국과 인도의 가정교회 확산모델, 선교 현장에서의 돌파모델도 소개됐다. 여기에 합류한 한국형 K-영성의 모델교회를 소개한다면 새중앙교회는 만인 선교사 지향, 우리들교회는 전원 성경교사 지향, 검단중앙교회는 만인사역자 지향, 오메가교회는 전원 캠퍼스 개척자 지향, 하나교회 등은 전원 청년사역자 지향 교회들로 사역 위임의 원형 교회들이다.
오래 전 ‘자연적 교회성장(NCD)’이라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NCD는 독일 신학자 크리스티안 A 슈바르츠가 제시한 교회 성장 이론으로, 교회를 생명체로 보고 성장 자체를 만들어내려 하기보다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따라 교회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는 접근이다.
NCD는 ‘질적으로 건강한 교회가 결국 양적으로 성장한다’는 원리에 입각해 전 세계 30여개국의 1000개 교회를 조사해 공통적으로 발견한 8가지 질적 특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사역자를 세우는 지도력’ ‘은사 중심적 사역’ ‘기능적 구조와 소그룹 중심’ ‘필요중심적 전도와 사랑의 관계’로 철저히 성경적 교회의 시스템이었다. 즉 교회 구조가 성경적이면 질적, 양적으로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주목할 부분은 그가 제시한 최소치 전략인데 8가지 중 가장 약한 영역을 개선하면 교회 전체가 성장한다는 자연적 사고로 하나님의 창조에서 배운다는 원리의 진수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전통적 교회가 성경적 교회의 특성을 많이 띨수록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인위적 양적 성장 즉 ‘살이 찌는 것은 성장이 아니다’라는 그의 주장은 매우 성경적이고 합리적이었다. 유일한 성경적 교회 모델은 신약 교회이기에 그 DNA를 가진 교회만이 예수님이 의도하신 교회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존의 제도적 교회와 구별된 성경적 교회를 에클레시아(Ekklesia)로 부른다.
모든 교회 리더들과 중보사역자들은 끊임없이 기존 교회가 에클레시아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절박하게 기도해야 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욕심을 부린다면 성경적 교회에서 ‘주님 재림의 임박성과 준비성’이라는 현시대 상황에 맞는 거룩한 교회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믿는다.
전 세계를 다니며 추수 운동을 하다 보니 세계 복음화를 가로막은 것이 바로 거룩의 부재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추수 이슈의 핵심은 거룩 이슈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교회의 거룩을 회복하는 유일한 비결은 홀리 루틴을 모든 성도가 생활화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번 언급했듯이 홀리 루틴은 단순히 열심히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리듬에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선율에 맞춰 지휘자이신 성령의 해석과 지휘에 맞춰 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홀리 루틴의 연합체라고 할 수 있는 신약 교회의 특성은 사역 위임과 승법번식의 패턴을 가진다는 것이다. 성경적 교회의 또 하나의 특성은 요한복음 13장 34~35절의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는 말씀에 입각한 ‘서로 사랑 루틴’의 확장이다.
이는 대위임명령(마 28:19~20)에 대응하는 교제명령이라 할 수 있다. 에클레시아는 단순한 조직이나 위계 체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몸으로서, 그분의 임재를 지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릇인 셈이다. 여기에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마 25:4) 말씀에 의해 ‘기름을 준비한 신부의 영성’을 갖추는 것과 하나님 나라의 전사로서 다층적 영적 전쟁(엡 6:12)을 선포하며 마지막 추수를 위해 전신갑주(엡 6:13)를 입는 것이 거룩한 교회의 DNA라고 하겠다.
이번 GHS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밤이었던 지난 4일 집회였다.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온 1600명의 대표들이 하나 되어 찬양하고 뜨겁게 기도하는 광경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천상의 하모니였다. 마치 요한계시록 7장 9~10절 말씀인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옷을 입고 손에 종려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소리로 외쳐…”의 예고편을 보는 것 같았다.
여기에 거룩 겸손 은닉의 성품에 홀리 루틴의 영성, 거룩한 미세균형, 홀리 레버리지 리더십으로 무장한 글로벌 리더들의 공동체적 충만의 옷자락이라도 만진 것 같은 기쁨이 있었다. 홀리 레버리지는 사도행전 1장 8절에 의해 성령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철저히 낮아져 사역을 양도하는 원리로 작은 순종으로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거룩한 성령의 경영이 생기고 이 용어는 대회 내내 글로벌 리더들의 화두가 되었다. 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자들은 다음 같은 찬양을 쏟아냈다. “대회 기간에 어떤 리더도 부각되지 않고 오직 성삼위 하나님만이 영광 받으신 것을 찬양합니다.” “전 세계 추수꾼들이 하나 되어 마지막 추수를 위한 추수의 그물망(Harvest Net)이 형성된 것을 찬양합니다.”
“글로벌 리더 2000명, 기도사역자 3000명 초청하고 싶다”
빌리온 소울 하비스트(BSH) 2026 세계 대회는 내년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최된다. 브라질 최대 규모 복음주의 교회를 이끄는 칼리토 파이스(오른쪽) 씨다지교회 목사는 이번 제주 GHS 대회에서 공동대회장으로 섬겼다. 브라질 침례교회에 속한 씨다지교회는 출석 성도 2만명 규모에 매달 600명이 새로 세례를 받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브라질 교회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이 교회는 30여개의 멀티 캠퍼스와 700여 교회의 인스파이어 네트워크를 통해 브라질과 중남미 전역을 섬기고 있다. 건강한 가족과 제자도를 강조하는 '가족 교회론' 모델을 통해 성장했으며 차세대 지도자 양성에 관심이 많다. 온 교회가 영혼 구원과 세계 선교에 올인하고 있으며 교회 안에 북한을 위해 매일 기도하는 수천 명의 중보기도자가 있을 정도다.
그는 이번 GHS 대회에 대해 "마지막 시대에 주님께서 급하게 움직이시는 것을 느꼈다. 연합 자체도 중요하지만 연합의 여정이 중요하다.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가족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내년 대회에 150여개국 2000명의 글로벌 리더와 3000명의 중보기도 사역자를 포함 5000명 규모의 세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리더들과의 전략적 소통을 위한 체계적인 모임 구조도 제안했다. 파이스 목사는 "10억 영혼 추수에 대한 선교적 열정과 도전을 공유하고 불을 붙이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집회의 저녁은 예배 찬양 기도로 충만한 시간이 되어 글로벌 리더들의 영적인 회복과 쉼을 제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 선교에 대해서는 "선교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다양하고 창조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 이슬람 선교 전략에 대한 토론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핍박이 심한 이슬람 국가의 선교 지도자들을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