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 왕 아하시야가 죽은 후 왕족을 멸하고 권력을 탈취했던 왕후 아달랴 때 대제사장이었던 여호야다는 요아스 왕과 백성에게 여호와의 언약을 세워 하나님 백성이 되게 했고, 성전 수리와 성전 제사를 통해 성전이 정상 기능을 하도록 했습니다. 여호야다 제사장은 성전을 회복할 때 마지막으로 문지기를 세웠습니다. 단순히 문을 여닫는 관리가 아니라 성전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여호야다는 성전이 아무리 아름답게 세워져 있어도 문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생각 감정 선택 관계 등 다양한 문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불안과 두려움, 비교와 유혹 등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도 문지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에게 문지기는 무엇인지 질문해 보게 됩니다. 성전 건물처럼 실제 사람을 배치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성경은 신앙의 규칙적인 훈련과 생활 즉 루틴이 문지기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말씀을 읽는 루틴, 기도하는 루틴, 감사하는 루틴이 우리 마음과 영혼의 문 앞을 지켜주는 문지기가 됩니다.
여호야다가 세운 문지기는 성전의 물리적 문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세우는 문지기는 우리의 내면의 문을 지킵니다. 우리는 때때로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세상의 가치가 무의식적으로 스며들기도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문이 있어도 문지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만 있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며 문지기가 있어야 보호가 이루어집니다.
문지기는 단순히 나쁜 것을 막는 존재가 아닙니다. 문지기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하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것은 들어오게 하고 나쁜 것은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내 안에 나쁜 것이 있다면 나가게 하고, 내 안에 있는 좋은 것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줍니다. 신앙의 루틴은 이러한 문지기 역할을 수행합니다.
말씀의 루틴은 진리를 지켜주며 두려움과 거짓된 생각은 내보냅니다. 기도의 루틴은 감정의 혼란을 막아주며 마음속의 분노와 염려는 밖으로 밀어냅니다. 감사의 루틴은 비교와 불평을 막아주며 하나님이 주신 은혜는 단단히 붙잡게 합니다. 이처럼 루틴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영혼을 지키는 실제적인 문지기입니다. 루틴이 없는 신앙은 쉽게 흔들리지만 루틴이 자리 잡은 신앙은 안정되고 견고해집니다.
우리가 신앙의 루틴이라는 문지기를 세우는 일은 단순한 습관 만들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지켜주시기 위한 영적 질서를 다시 세우는 과정입니다.
말씀의 문지기, 기도의 문지기, 감사의 문지기를 통해 우리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좋은 것이 잘 보존되며, 나쁜 것이 모두 빠져나가고 필요한 은혜가 우리 안으로 흘러들어오게 됩니다. 이러한 영적 질서가 세워질 때 우리 삶은 더 견고해지고 하루하루가 하나님 중심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러한 문지기를 세우는 지혜를 통해 여러분의 삶과 가정과 일터가 더 든든하게 세워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형통의 은혜가 넘치게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김민기 하늘별교회 목사
◇하늘별교회는 김민기 목사 가정이 서울 서초동에서 시작한 초소형교회(마이크로처치)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교회보다 많은 사람을 돕는 교회를 꿈꿉니다. 김 목사는 마케팅 대행사를, 사모는 카페를 운영하며 일상 속 다양한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사랑과 도움을 흘려보내는 공동체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