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에 이어 고려대에서 재학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고려대는 비대면 교양과목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적발해 시험을 전면 무효 처리했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교양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이 오픈채팅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강의는 온라인 공개강좌(MOOC)로 운영되는 대형 강의다. 1400여명이 수강하고 교수진 12명이 한 주씩 돌아가며 진행한다.
문제가 된 중간고사는 컴퓨터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시험 도중 일부 학생이 오픈채팅방에 문제를 공유하고 답안을 주고받은 사실이 다른 학생의 신고로 알려졌다. 해당 오픈채팅방은 시험 전부터 정보 공유 용도로, 학생 500여명이 참여했던 곳이다. 대학 측은 부정행위자 등을 조사 중이다.
A교수는 시험 이틀 뒤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중간고사에서 집단적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다수의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저히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재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교는 공정한 평가와 질서 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기말고사 운영 방식 및 부정행위 방지 대책 수립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도입됐던 비대면 수업 및 평가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지난달 29일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관련한 교양 강의 중간고사에서 학생 수십명이 챗GPT 등 AI를 활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교수는 자수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 유기정학 처분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연세대는 AI 윤리를 논의하는 긴급 공청회를 추진 중이다. 학내 AI혁신연구원 중심으로 AI 윤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이른 시일 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