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A매치를 앞둔 홍명보호가 부상 악재를 만났다. 미드필더진이 연이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전력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충남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위해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국 축구 새 보금자리에서의 첫 소집 훈련이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볼리비아와, 18일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기존에 갖고 있던 플랜대로 가면서 경기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하다”며 “조 추첨에서 포트2에 들어가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밝혔다.
소집 훈련에 들어가기도 전 대표팀은 암초를 만났다. 앞서 ‘중원의 핵’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지난 6일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소집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최근 소속팀에서 두 경기 연속골로 물오른 감각을 보이던 백승호(버밍엄시티)가 지난 8일 어깨를 다쳤다. 전날엔 이동경(울산)까지 갈비뼈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남은 중원 자원이 얼마 없다. 지난 9월 무릎을 다친 박용우(알 아인)의 복귀가 요원한 가운데 남은 건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원두재(코르파칸), 김진규(전북), 그리고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권혁규(낭트) 등이다. 홍 감독은 대체 선수로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서민우(강원)를 발탁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9월 이후 두 달 만에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홍 감독으로선 당장 새로운 중원 조합을 찾아야 한다. 홍 감독은 “고민이다. 축구에서 중요한 부분인 ‘허리’에 최종 예선에 뛰었던 선수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새롭게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데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오현규(헹크) 등 공격수들이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게 위안이다. 홍 감독은 “오현규가 지금 팀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갖고 있다”며 “손흥민(LAFC)과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 황희찬(울버햄프턴) 모두 상대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다양한 옵션을 잘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골잡이’ 조규성도 1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다만 홍 감독은 “이번에 조규성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경기 감각이 완전하지 않다”며 “그동안 우울했던 시간에서 벗어나고, 내년에 좋은 컨디션을 찾기 위한 하나의 단계로서 이번에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골키퍼 주전 경쟁을 재점화한 김승규(도쿄)는 이날 훈련에 앞서 “큰 부상 이후에 대표팀에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고민했던 시절이 있다”며 “마지막 월드컵이라 생각하고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