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랠리에서 한동안 소외됐던 은행·보험주에 볕이 들고 있다. 정부·여당이 ‘배당소득 분리 과세’ 완화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후 고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5300원(4.28%) 오른 12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iM금융지주(4.88%)와 삼성생명(4.54%), 하나금융지주(4.57%), 메리츠금융지주(2.6%) 등 다른 은행·보험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3.74% 하락한 지난주(3~7일)에도 KRX 은행 지수는 4.05%, KRX 보험 지수는 4.72% 상승했다. 직전 주(10월 31일~11월 6일)를 보더라도 KRX 은행 지수는 6.14% 상승해 주간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AI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증시가 잠시 조정 국면에 접어든 사이 안정적인 배당주인 은행·보험주로 투자자 관심이 이동하면서 순환매(한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여당이 고배당 상장사의 배당에 별도 세율을 적용해 최고 세율을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은행·보험주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당과 이자를 합친 금융소득에는 15.4%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 소득이 2000만원을 넘기면 최고 49.5%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 코스피가 4000선을 밑돌자 당정은 지난 9일 최고 세율을 현 정부안인 35%보다 더 낮추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당 내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25%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배당 성향이 35%를 초과하는 기업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배당 성향이 40% 선을 넘나드는 은행·보험주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2026년 실적 예상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6배에 불과해 아직 저렴하다고 본다”면서 “보험주는 세제 혜택 부각 시 안정적인 중장기 배당 정책을 보유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