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선 회복한 코스피…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압도

입력 2025-11-11 00:18

올해 급격히 오른 서울 아파트값도 코스피 상승 폭에는 크게 밀렸다. 부동산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정부·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머니무브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4억6132만원으로 전달보다 1.74%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14.81%가 올랐다. 가파른 상승이지만 10월 말 기준 올해 들어 71.18% 상승한 코스피 상승률에는 크게 못 미친다. 각 자산에 15억원씩을 투자했다고 단순 가정하면 서울 아파트는 약 2억2200만원, 코스피는 약 10억6700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주식이 오른다고 부동산을 바로 처분해 주식 투자하기는 어려워 본격적인 머니무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될 경우 부동산 대신 배당주 등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이 내려가면 증시로의 강력한 머니무브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10% 포인트 인하한 25%로 낮추기로 한 것은 코스피 장기 수익률(단기 등락이 아닌 장기 보유했을 때 연평균 수익률)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머니무브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배당을 통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게 돼서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부동산에서 증시로) 머니무브는 장기 기대 수익률의 변화가 있을 때 발생한다”며 “배당 세제 개편은 그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법 개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12월 이후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해제 기대감이 반영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 오른 4073.24에 마감했다. 높은 배당을 하는 KB금융(4.28%) 등 금융주와 GS(11.79%) SK(9.29%) 등 지주사 들이 동반 상승했다. 배당 세율이 낮아지면 세후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주 환원 규모가 커져 투자금 유입 가능성이 올라간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