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화오션 美자회사 5곳 제재 유예”… 마스가 다시 순항

입력 2025-11-10 18:53
한화오션의 자회사인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 제공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 등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 조치들을 1년간 유예하거나 철회했다. 미·중 정상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회담한 뒤 무역갈등 완화에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10일 “미국이 이날부터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 조치를 1년간 중단했다”며 “중국도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미·중 양국은 이날부터 상호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 징수도 중단했다.

한화오션은 “중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유예 조치로 중국 측 사업 파트너들과의 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은 지난달 14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목록에 올렸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방문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가 대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 당시 “미국 정부의 301조 조사에 협조해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에 위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은 부산에서 합의한 다른 조치들도 이날 이행에 들어갔다. 미국은 합성마약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은 평균 57%에서 47%로 낮아졌다.

중국은 ‘펜타닐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 등에 10%를 각각 부과한 추가 관세 조치를 중단했다.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24% 상호관세의 90일간 유예’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 8일 발효 예정이던 희토류 등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내년 11월 10일까지 유예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무기 등에 사용되는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의 대미 수출 통제는 내년 11월 27일까지 중단된다. 미국산 대두 등 농산품 구매와 원목 수입을 재개했고, 미국 군수기업에 대한 제재도 1년간 실행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허경구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