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통해 다름을 존중하며 성숙한 사랑 배우는 중”

입력 2025-11-11 03:01
최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만난 박위 송지은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지난 10월 결혼한 두 사람은 지난 1년을 회상하며 “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부 제공

박위 송지은 부부의 지난 1년은 편견을 이기는 사랑을 연습한 시간이자, 신앙으로 결혼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구체화한 과정이었다. 지난해 10월, 척수 장애 유튜버와 아이돌그룹 출신의 만남으로 세상의 이목이 쏠렸던 결혼식에서 두 사람은 “우리는 작은 교회입니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앞으로 그리 살겠다는 다짐이자 선포였다. 지난달 결혼 1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최근 국민일보와 만나 그 다짐을 실제로 어떻게 살아내고자 했는지 솔직히 풀어냈다.

두 사람은 오는 15일 광주월광교회(김요한 목사)에서 열리는 ‘갓플렉스’ 토크콘서트를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다름 속에서 단단해진 팀워크

1년간 겪어본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송지은은 “지난 1년을 보내며 ‘결혼은 실전’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연애 시절과 달리 하루 24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의 성격과 습관, 장단점을 낱낱이 마주했다. 그는 “다름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팀워크가 단단해졌다”며 “때론 다투고 치열하게 토론하기도 했지만 결국 한 결론을 내리고자 맞춰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박위는 “결혼은 나 자신을 새로 배우는 학교”라고 했다. “삶의 방식과 문화가 달라도 바꾸기보다 존중하려 노력하면서 한 단계 성숙한 사랑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나를 통해 배우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작은 갈등은 발톱의 때만큼도 못하다”고 웃었다. 송지은 역시 “하나님께서는 결혼이라는 선물을 통해 새로운 성품을 심어주시고, 새로운 나를 빚어가신다”며 성장을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팀워크의 핵심은 ‘경청과 표현’이다. 갈등이 생겨도 대화를 멈추지 않는 건 그래서다. 송지은은 “성인이 되면 자기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남편은 갈등 상황에서도 끝까지 내 말을 들어주며 판단을 미룬다”며 “그 태도 속에서 진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박위는 “감정이 올라와도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려 한다”며 “아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끝까지 묻고, 그 상황과 감정까지 들여다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배우자가 나쁜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 리 없다’는 믿음이 그런 태도의 전제다.

박위는 “지은아 사랑해”라는 말을 하루에도 여러 번 건넨다. 운전할 때나 양치할 때 등 틈날 때마다 애정을 전하는 남편은 송지은도 변화시켰다. 그는 “사랑은 마음으로만 느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말로 들으니 훨씬 깊이 다가왔고 이젠 나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이에 박위는 “아내는 편견 없는 사랑의 대명사”라며 “휠체어를 타다 보니 욕창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까지 부끄럽지 않게 챙겨준다. 사소한 부분까지 사랑으로 배려해주는 마음에 늘 감동한다”고 맞장구쳤다.

신앙이 만든 ‘한 방향의 결혼’

서로 다른 두 사람을 한 방향으로 잡아주는 건 신앙이다. 박위는 “신앙의 관점이 같다 보니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며 “말씀을 통해 다시 방향을 정비하고 같은 해석을 내리게 된다”고 했다. 문제 상황에서도 답은 결국 하나님께 있기에 두 사람의 다름이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지은은 “원래 차 안에서 함께 찬양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다”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자연스러운 관계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애 시절부터 함께 성경 말씀을 묵상하던 루틴은 결혼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세상 걱정이나 염려가 밀려올 때면 말씀으로 다시 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함께 컴패션 케냐 비전트립을 다녀온 두 사람은 부부로서 함께 사역하는 의미도 찾아가고 있다. 박위는 “우리만의 행복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의 꿈을 응원하고 아파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우리가 고백했던 ‘작은 교회’의 의미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지은도 “우리 삶이 전도지라는 생각을 늘 한다”며 “하나님 덕분에 행복하고 감사한 우리 모습을 통해 누군가가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통해 누리는 축복과 감사를 널리 전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은 정말 하나님이 주신 인생 최대의 축복이에요. 우리 삶을 통해 결혼이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박위)” “감사가 넘치는 가정이 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고난 중에도 감사할 때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기쁨을 허락하심을 믿습니다.(송지은)”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