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를 예고했으나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한·미 통상·안보 협상의 조인트 팩트시트 합의를 두고 정부는 예상보다 느긋한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10일 “팩트시트 도출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조금 더 늦어진다고 해도 조급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주말까지는 팩트시트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셧다운과 핵추진 잠수함(핵잠수함) 승인 관련 부처 간 이견 등으로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달 중에만 발표되면 어차피 지난 1일 기준으로 관세 적용은 소급되고, 대미 투자금 납입 기산일은 늦어지기 때문에 손해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양국이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를 도출하고, 우리 정부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끝내는 달의 1일부터 관세 인하 효과를 소급 적용토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미 투자금 납입은 합의가 늦어질수록 미뤄지는 만큼 1~2주 정도 늦어져도 정부로선 손해는 아니다. 숙원사업인 핵잠수함 건조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받았고, 실무 조율도 진행되고 있어 조바심을 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외교 성과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아진 것도 여유의 배경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2528명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6.7%로 직전 조사 대비 3.7% 포인트 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무조건 낙관적으로 보는 건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정상 간 큰 틀의 합의를 이뤘으니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동환 윤예솔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