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아이들의 무서운 눈

입력 2025-11-11 03:05

“서울에 아파트 사고 대기업 부장으로 살아남고 저 대학 보내면 뭐해요? 아들이 지금 무슨 눈으로 보고 있는지 안 무서우세요?”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의 한 대사가 가슴에 팍 꽂혔다. 명백한 실수를 하고도 사과하지 않고 갑질을 하는 아버지에게 아들 수겸이 절규하듯 내뱉은 이 말은 ‘자식은 아버지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배운다’는 아버지들에 대한 경고다. 얼마 전 강의에서 받았던 질문이 생각났다. “우리 자식 세대에게 신앙적인 직업 소명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여러분이 직장에서 소명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어른들은 말로 젊은이들을 훈계하고 가르치고 고치려 한다. 습관적이다. 별로 소용없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눈을 무서워해야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

교회 어른들은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교회나 목장 모임에서 하는 말들을 다 이해는 못 해도 정서적으로 예민하게 듣고 있으며 하나님은 귓속말도 다 듣고 계신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는 좋은 설교와 다양한 프로그램보다 말은 줄이고 믿는 대로 사는 정직한 어른 성도들이 필요하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