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 ‘한방 재활치료’ 우수성 과학적으로 입증

입력 2025-11-11 00:07 수정 2025-11-11 00:07
미국 메이요클리닉 웬춘 큐 교수(맨 왼쪽)와 의료진,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맨 오른쪽). 모커리한방병원 제공

국내 한방병원과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이 공동 연구를 통해 허리와 다리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 질환에 추나 요법·침술 등을 활용한 한방 재활치료의 우수한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 전문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과 미국 메이요클리닉 통증센터 웬춘 큐 박사팀은 2017년 6월~2022년 12월 미국과 한국에서 기립·보행 시 다리 힘빠짐과 뻗치는 통증이 최소 1년 이상 지속된 척추 전방전위증 환자 115명 대상으로 의·한 치료법의 효과를 비교·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척추 전방전위증은 뼈가 밀려 나가면서 신경이 지나는 공간이 좁아져 협착증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신경이 눌려 허리, 다리, 엉덩이 부위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며 오래 걷지 못하게 된다. 보통 뼈가 어긋나기 때문에 나사를 박는 척추 유합 수술을 많이 권유받는다.


연구팀은 이완 추나요법과 침 치료, 생활관리법으로 구성된 한방 근육신경재활치료군(58명)과 신경 주사 및 진통제의 표준 치료군(57명)으로 나눠 주 2회씩 5주 연속 치료를 진행한 후 96주간 추적 관찰했다. 이완 추나(사진)는 한의사가 손이나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뭉치고 뒤틀린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주고 척추의 좌우 밸런스를 잡아주는 요법이다.

연구 결과 두 치료군 모두 허리와 다리 통증이 호전됐지만 한방 치료군에서 훨씬 더 뛰어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허리 통증의 경우 한방 치료군의 감소폭은 25.14점, 표준 치료군은 14.88점으로 한방 치료군이 10.27점 더 컸다. 다리 통증에서도 한방 치료군이 표준 치료군보다 11.91점(-29.16점 VS 17.25점) 더 큰 감소를 보였다.

연구팀은 한방 근육신경재활치료가 척추 전방전위증에 대해 수술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될 수 있음을 객관적,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옥 병원장은 10일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척추 질환에 대해 시술 및 수술 치료로만 호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연구로 전방전위증, 협착증에 비수술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고 우수한 치료법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국제 학술지(Mayo Clinic Proceedings) 11월호에 실렸다. 두 병원 연구진은 앞서 2019년에 척추관 협착증 환자 대상 한방 치료의 우수성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