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변화 막 시작돼… 개혁 모멘텀 계속돼야”

입력 2025-11-11 00:09

“이렇게 놀라운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존 전(Jon Jhun) 마이 알파 매니지먼트 한국 대표는 최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증시 환경에) 진전이 있었지만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시장과 투자자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 알파 매니지먼트는 홍콩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투자에 집중하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다.

그의 말은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일과 함께 투자 문화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전 대표는 “상장회사의 경영권은 상속된 특권이 아니라 모든 주주를 대표하도록 선출된 독립 이사회로부터 부여받는 책임”이라며 “이제는 자신의 돈을 맡긴 기업에 더 많은 투명성과 책임, 공정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드류 최(Andrew Choi) 키록 캐피탈 매니지먼트 부최고투자책임자도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록 캐피탈은 아시아 태평양에 장기 투자하는 홍콩계 운용사다.

최 책임자는 “우리의 관점에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이 수준이 여러 해 동안 지속되면 시장에서 이를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할 것이고 그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으로 소액 주주의 권익이 강화됐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도 외국인 투자자의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라는 게 최 책임자의 판단이다.

이들은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꾸준히 유지되면 코스피는 앞으로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역사상 가장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전 대표는 “일본의 닛케이225평균주가는 밸류업 정책 기간 6배 상승했다”며 “한국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며 현재의 개혁 모멘텀이 계속된다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수급이 쏠리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최 책임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위 두 종목인 엔비디아와 애플은 시장의 15% 수준을 차지하는데 이것을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인공지능(AI) 주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한 많은 애널리스트의 예측에 따라 미래 이익의 궤적을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정부 목표대로 부동산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한 특별한 규제나 인센티브가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전 대표는 “가장 효과적인 부동산 정책은 가격 통제가 아니라 자본시장 개혁”이라며 “한국인들이 벽돌(부동산)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생산적이라고 믿게 된다면 자금 이동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