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비상… 1460원대 뚫렸다… 미국발 악재 여파

입력 2025-11-09 18:59

원·달러 환율이 미국발 여러 불확실성에 따른 강달러 압박에 1460원대로 치솟았다.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던 외국인투자자가 최근 1주일간 7조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격은 새벽 2시 종가 기준 1461.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월 9일(1472.00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3일 1431.3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5거래일 내내 올라 2.12% 급등했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절하율 1위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는 0.38%, 스위스프랑은 0.38%, 캐나다달러는 0.06% 절상됐고 엔화는 0.53%, 영국 파운드화 0.14%, 스웨덴 크로나는 0.46% 절하됐다.


환율 상승 배경에는 달러화 강세가 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하고 12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지난 1주일간 외국인이 한국 주식 7조151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주식을 팔아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커지면 더 비싼 원화를 지불해야 1달러를 얻을 수 있어 원·달러 환율은 상승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 규모가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규모에 비해 크게 증가한 점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아 왔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인덱스 대비 원화의 상대적 약세 수준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달러 선호가 강화될 경우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의 1480원대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 정부 셧다운이 해제되고 그동안 발표가 지연된 고용 보고서에서 고용 둔화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달러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