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그룹도 이달 내 단행… 재계 연말 인사 시계 빨라졌다

입력 2025-11-10 02:06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 임원 인사가 이번 주 시작된다. 지난달 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SK를 시작으로 삼성, LG 등 다른 기업들도 이달 중 인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조기 인사’를 통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새해 사업 계획을 앞당겨 확정하고 조직을 쇄신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경영 평가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순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실시하는 첫 인사인 만큼 ‘뉴삼성’으로의 체질 개선, 책임 경영 강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개편하고 박학규 사장을 신임 실장에 위촉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 2인자’로 불렸던 정현호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의 중장기 전략을 조율할 ‘사령탑’ 조직 부활과 이를 위한 사업지원실·경영진단실·미래사업기획단의 기능 조율 작업이 뒤따를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선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부회장으로 승진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겸직하는 메모리사업부 수장도 새로운 인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SK그룹은 퇴직 대상 임원들에 대한 통보를 마치고 이번 주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의 정기 인사에서 드러난 ‘조직 슬림화’와 ‘사업 구조조정’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올해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이달 중순쯤 사업보고회가 마무리되면 인사와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안팎에선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등 현재 ‘2인 체제’인 부회장단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부회장단이 3인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 6인 체제였던 부회장단은 2인 체제로 축소됐다. 구 회장은 성과를 내고 있는 주력 계열사 CEO는 유임시켜 안정성을 유지하는 한편 부진하다고 판단되는 사업부나 계열사 경영진은 교체하며 성과주의 원칙도 명확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