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해양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이 제3항공모함인 푸젠함을 취역시켰다. 중국 해군의 원양 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지난 5일 남부 하이난성 싼야의 한 군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푸젠함 취역 및 군기 수여식을 개최했다.
푸젠함은 배수량 8만여t이며 총 길이 316m, 폭 76m의 함상에 J-35 스텔스 전투기와 J-15 전투기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스키점프대 이륙방식을 채택한 1호 항모 랴오닝함·2호 항모 산둥함과 다르게 전자기식 사출기를 장착했다. 미국 제럴드 R 포드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장착한 전자기식 사출기는 함재기를 더 빨리 이륙시킬 수 있다.
푸젠함 취역으로 중국은 각각 2척의 항모를 보유한 영국·인도·이탈리아를 앞질러 미국(11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척의 항모를 보유하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항모 수량과 성능 면에서 여전히 미국에 뒤처져 있지만, 푸젠함은 크기와 성능에서 미국 전력에 근접한 중국 최초의 항모”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날 취역식에서 부대원 등 2000여명이 항구에 도열한 가운데 인민해방군기를 함장에게 수여했다. 직접 푸젠함에 올라 부대원들을 격려하고 전자기식 사출기 시연을 지켜봤다.
대만을 마주 보는 푸젠성에서 이름을 따온 푸젠함은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포위·봉쇄에 들어갈 경우 해상에서 외부 지원군을 저지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영 환구시보는 “수십 년간 이어진 항모 건조의 꿈과 해상 강국을 향한 100년 열망이 하나로 합쳐지는 역사적 전환점이자 약소국에서 강국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여정의 중요한 발자취”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3항모를 통한 순환배치로 ‘전천후 타격 및 방어 전투 체계’를 갖췄고 해군 전략도 근해방어에서 원양방어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를 넘어 서태평양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항모 등 해군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4개의 항모 전단,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 원자력 추진함으로 알려진 제4항모도 건조 중이다.
CNN은 푸젠함 취역에 대해 “미국의 해군력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도전에서 중요한 진전”이라며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지역과 주변 해군력을 확장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첨단 군함을 진수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