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전문 의료 지원 시설로 추진된 국립소방병원이 의료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 음성군에 들어설 예정인 소방병원은 올해 12월 개설 허가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6월쯤 정식 개원할 계획이다. 소방병원은 19개 진료과와 302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화상, 근골격 재활, 정신 분야 등 소방공무원에게 특화된 진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제는 의료진 수급이다. 개설 허가에 필요한 7개 진료과 중 영상의학과는 현재까지 지원자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소방청은 장기적으로 의사직 49명(기존 채용 인원 포함)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의사직에 대해 관사 등 정주 지원 예산은 필요한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 관계자는 “향후 소방 특화 연구도 진행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선 연구 활동을 위한 임상교수를 유치해야 하고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 인력 문제도 여전하다. 소방공무원 정원은 2022년 6만6659명에서 지난해 6만6802명으로 143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선 소방공무원 사이에선 “실질적으로 주5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소방 현장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은 “소방관은 업무 특성상 정서적·육체적으로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인력 확충이나 장비 개선 등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