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앱 소비쿠폰 사업 ‘효과 톡톡’… 주문·매출 4배 늘었다

입력 2025-11-10 00:42

정부가 예산 650억원을 투입한 ‘공공 배달앱 활성화 소비쿠폰사업’이 올해 주문 건수를 4배 가까이 폭증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주문 건수가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액 증가분도 4배에 육박했다. 공공 배달앱은 수수료율이 저렴해 민간 배달앱에 비해 소상공인 몫의 수익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소상공인들의 숨구멍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원 사업이 시행된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전국 12개 공공 배달앱 전체 주문 건수는 1942만296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1만5814건보다 주문 건수가 3.65배 늘었다. 주문 총액 역시 4996억62만원으로 1년 전 1289억6441만원에 비해 3.87배 증가했다. 그만큼 공공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공 배달앱 점유율이 9% 조금 안 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공공 배달앱 실적 약진은 쿠폰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농식품부는 6월 10일부터 공공 배달앱으로 한 번에 2만원 이상 3회 포장·배달을 주문하면 1만원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처음에는 1인당 월 1회로 제한하고 쿠폰을 지급했지만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혜택을 넓혔다. 7월 말부터는 2회 이상만 주문해도 1만원을 주고, 월 1회 지급 제한을 해제했다. 지난달 1일부터는 한 번만 주문해도 5000원이 지급된다. 그 결과가 소비자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aT는 지급 방식 변동 효과 등으로 지난달 말까지 전체 예산의 98.6%인 641억원이 소진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늘었다. 공공 배달앱의 수수료는 0~2% 수준으로 10% 안팎인 민간 배달앱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 세종시에서 BHC치킨 가맹점을 운영 중인 양승권 사장은 “자가 배달하는 매장 입장에선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공공 배달앱 활성화를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공공 배달앱 쿠폰 혜택은 자본력을 앞세운 민간 배달앱의 다양한 프로모션과 경쟁하기 어렵다. 울산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곽미경 사장은 “손님이 할인 등 행사 때만 몰리고 그다음에 또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사업 예산이 ‘0원’인 상황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노력할 수 있는 만큼 해 보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