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예수님을 믿고 술을 끊으셨어요. 이후 우리 가족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강서대(총장 김강) 강당에서 열린 채플 시간. 네팔 유학생 타망 바빌(22)씨가 담담하지만 진심 어린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과거 알코올에 중독돼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가 복음을 통해 새사람이 됐다는 간증이었다. 그는 “그 은혜를 나누기 위해 한국에 온 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믿는다”며 “예수님은 100% 실재하신다”고 고백했다.
예배에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550여명이 참석했다. 찬양과 무언극, 간증으로 구성된 예배는 바빌씨 같은 네팔인 유학생 20여명이 한 달 동안 직접 준비했다. 타향살이하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우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시도였다.
예배 초반까지만 해도 시큰둥하던 학생들은 무언극 공연이 시작되자 눈빛이 달라졌다. 흰색 옷을 입은 예수가 세상의 탐욕과 음란이라는 사탄의 손길에서 한 인간을 구해내는 장면이 펼쳐지자 객석에선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무대에 올랐던 리야 프랏티샤(20)씨는 “제가 경험한 주님 안에서의 진정한 기쁨과 평안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는 현재 750여명의 외국인이 공부하고 있다. 대부분 네팔인이고, 나머지는 미얀마와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왔다. 기독 사학이라서 모든 재학생은 6학기 동안 채플을 이수하게 된다. 학교 교목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유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신호(56) 교목은 “대부분 힌두교와 불교 국가에서 온 이들이지만, 채플을 통해 조금씩 복음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외국인 기독 학생들이 각자 자신들의 신앙 전통 안에서 즐겁게 신앙생활을 하며 신실하게 사역하도록 도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제 막 복음에 관심이 생긴 라나 마가르 안지타(19)씨와 갈티 산디야(21)씨도 참석했다. 산디야씨는 “사랑하는 이에게 노래 불러주듯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며 “높은 차원의 말할 수 없는 힘을 가진 하나님이 궁금해졌다”고 전했다. 안지타씨 역시 “사람을 변화시키는 예수님의 존재를 더 알고 싶어졌다”며 수줍은 듯 웃었다.
학교 측은 복음을 더 알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오후 모든 민족을 위한 식탁 교제(TFAN·Table for All Nations) 모임을 진행한다. 다과와 교제를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예수님을 더 깊이 알아가도록 돕는다. 이후 복음을 받아들인 학생들은 강서대가 연계한 지역 교회의 주일 영어예배에도 참석한다.
전 교목은 “그동안 선교가 어려웠던 인도 네팔 인도네시아 등지의 많은 학생이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을 찾고 있다”며 “복음을 가로막았던 현지의 장애물이 사라진 지금이야말로 우리 곁으로 온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