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왕 흔적 발견… 성경은 역사에 기반 둔 사실”

입력 2025-11-10 03:02
박명룡(가운데) 목사를 비롯한 강사들이 8일 충북 청주 서문교회에서 열린 ‘2025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에서 토론하고 있다. 청주 서문교회 제공

성경은 신화일까, 역사일까. 이 논쟁에 명쾌한 해답을 전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8일 충북 청주 서문교회(박명룡 목사)에서 열린 ‘2025 기독교 변증 콘퍼런스’에서는 구약과 신약 모두 역사에 기반을 둔 사실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이삭 서울대 객원교수는 고고학적으로 남아있는 구약의 자취, 그중에서도 다윗왕의 흔적을 짚었다. 이 교수는 “이스라엘 헤르몬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텔 단(Tel Dan)에서 비석이 발굴됐는데 아람어로 ‘다윗의 집’이라는 표현이 명확히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다윗성에서 후대 유다 왕들과 고위 관리의 이름이 박힌 인장들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토기는 기원전 10세기 초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이 건축물이 다윗이 활동하던 시기에 이미 존재했음을 보여준다”며 “이 정도 규모를 가진 기념비적인 건물은 당시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거의 건축된 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이곳은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한 왕국이었으며 곧 다윗 왕국의 실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창세기가 신화를 베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차준희 한세대 교수는 “신화 ‘아트라하시스’나 ‘길가메시’에 나오는 이야기가 창세기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창세기의 사실성을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은 아트라하시스의 남신과 여신과 달리 유일신이며 인간에게 신을 위한 경배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했다는 점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명룡 목사는 예수님이 고대 신비 종교들에서 각색된 허구적 신화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대해 반박했다. 신비 종교에도 사흘 만에 부활하는 신,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신이 있었다는 주장을 논박한 것이다. 박 목사는 “기독교의 주요 교리들을 모두 갖춘 고대 신비 종교는 기독교가 탄생한 이후에 등장했다”면서 “기독교가 신비 종교를 모방한 게 아니라 그 종교들이 기독교를 모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신약은 고대 그 어떤 문서들보다 짧은 시간 안에 문서로 기록됐으며 필사본도 원본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작되기 시작했다”면서 “성경이 가장 많은 사본을 갖고 있으며 그 내용의 일치성도 뛰어나기에 고대 종교와 문서 중 성경만큼 정확한 문서는 없다”고 강조했다.

콘퍼런스 현장에는 494명이 참여했으며 온라인으로는 1383명이 등록했다. 그중 비기독교인이 87명이었다. 참석자 소흥섭(31)씨는 “믿지 않는 지인들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려면 제대로 된 배움이 필요하다고 느껴 변증 콘퍼런스에 참여했다”면서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논쟁하는 것을 넘어 따뜻한 대화로 풀어가는 법을 배웠고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