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방어 역부족… 10거래일 만에 4000피 붕괴

입력 2025-11-07 19: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7일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발 인공지능(AI) 거품론 재점화와 원·달러 환율 급등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전날 대비 72.69포인트(1.81%) 떨어진 3953.76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 4000선(종가 기준)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10거래일 만에 3900대로 밀려났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종가 기준 10거래일 만에 4000선을 밑돈 채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 고용 지표 하락세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7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 4037.61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낙폭을 키우더니 오후 1시 39분 3893.95까지 하락, 3900선 아래로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가 5383억원어치를 매수하며 5199억원어치 매도한 외국인, 194억원어치 판 기관 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최근 불장을 주도한 삼성전자는 1.13% 하락한 9만7900원에, SK하이닉스는 2.19% 내린 58만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1.51%)와 LG에너지솔루션(-1.7%), 현대차(-1.86%) 등 시가 총액 상위권 종목 대부분에 파란 불이 켜졌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1.36포인트(2.38%) 하락한 876.81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AI 거품론이 재부상하면서 급락한 간밤 뉴욕 증시의 악영향 탓으로 해석한다. 엔비디아(-3.65%)와 AMD(-7.27%) 등 대형 AI 주도주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AI 수혜주인 팰런티어(-6.84%)의 낙폭도 컸다.

고용 지표에서 부각된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고용 정보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10월 미국의 일자리가 15만3074개 사라졌다고 밝혔다. 10월 기준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날 밤 뉴욕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키움증권에서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이 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영웅문S#’은 전날 밤 10시경 ‘Script error reported’(스크립트 오류 보고)라는 메시지가 출력되며 접속할 수 없어 일부 투자자가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애플리케이션 내 일부 프로그램 결함으로 발생한 이 문제는 7일이 돼서야 해결됐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