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매력적인 서사와 확장 가능한 세계관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의 대표적 콘텐츠 제작자인 이명한 에그이즈커밍 대표와 김학민 스튜디오 슬램 PD는 6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주최 ‘2025 글로벌 OTT 포럼’(사진)에서 ‘세상을 연결하는 K콘텐츠’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팬덤과 플랫폼의 글로벌화, AI·디지털 기술의 진보로 콘텐츠 생태계의 주체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며 “K콘텐츠 산업이 로컬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미디어 주체로 자리 잡을 전환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핵심으로 ‘세계관’을 꼽았다. 그는 “‘윤식당’이 ‘윤스테이’와 ‘서진이네’로 확장되고, ‘신서유기’가 여성 버전인 ‘지구오락실’로 발전한 것은 세계관이 가진 확장성 덕분”이라며 “한 번의 소비로 끝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팬덤이 함께 성장하는 장기적 IP 생태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PD는 자신의 연출작 ‘흑백요리사’와 ‘테이크원’을 비교하며 “디테일보다 중요한 건 서사”라고 말했다. 그는 “‘흑백요리사’는 화려한 타이틀 시퀀스나 부제 없이 서사를 최우선으로 삼았고, 그 결과 글로벌 비영어권 부문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며 “본질을 잃은 디테일은 가짜다. 강력한 서사가 있으면 디테일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자는 ‘지금 내가 올리려는 것이 본질에 가까운가’를 늘 자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스트리밍의 새로운 장’을 주제로 열렸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틱톡’ ‘텐센트 비디오’ 등 글로벌 OTT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관계자들과 국내외 미디어 업계와 학계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해 K콘텐츠 산업의 방향을 논의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