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차 수출이 성장률 견인”… IB, 내년 전망치 줄인상

입력 2025-11-07 00:18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2%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2015년·1051억2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국제금융센터의 ‘주요 투자은행의 아시아 주요국 경제지표 전망’에 따르면 씨티·바클리·노무라 등 주요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평균 1.9%다. 직전 9월 말(1.8%)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다.

씨티가 전망치를 종전 1.6%보다 0.6% 포인트 높여 2.2%로 수정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역시 내년 성장률을 2.2%로 제시하면서 ‘낙관파’ 전선을 형성했다. 노무라(1.9%), UBS(1.8%), HSBC·바클리(각각 1.7%) 까지 총 7개 IB가 한국은행 전망(1.6%)보다 높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1.6%) 한 곳만 한은과 같았다.

이 같은 전망은 한국의 수출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예측에 기초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도 반도체·자동차를 앞세운 한국의 수출 강세가 한동안 탄탄해 보인다는 것이다. 8개 IB가 예측한 한국의 내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9월 말 평균 4.7%에서 지난달 말 평균 5.3%로 한 달 사이 0.6% 포인트 올랐다. 종전에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던 골드만삭스(6.6%→6.0%)는 살짝 물러섰지만 씨티(4.4%→7.1%)와 노무라(3.9%→6.6%)의 상향 조정이 이를 메우고도 남았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 전망은 최근 통계가 뒷받침하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9월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6월(142억7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도 827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3% 늘어 역대 최대다.

지난해 9월보다 9.6%나 증가한 수출(672억7000만 달러) 영향이 컸다. 수출 증가세의 중심에는 반도체(22.1%)와 승용차(14.0%)가 있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자동차도 미국 외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져 (수출이) 선방했다”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1100억 달러로 역대 최대로 제시했는데 이를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