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시장 17.8% 성장… AI 데이터센터 중심 수요 재편”

입력 2025-11-07 00:19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내년에 전 세계적으로 18%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폰과 PC 대신 데이터센터가 반도체의 최대 수요 품목으로 부상하는 등 반도체 수요 재편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6일 발표한 ‘반도체 전방산업 업황 진단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각각 17.8%씩 늘어나면서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9098억 달러(약 1317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9월 내놓은 전망을 기반으로 추산한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매출액이 33.8%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가 매출을 견인한 건 올해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반도체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재편하면서 역설적으로 범용 D램 공급 부족을 초래해 단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결과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3640억 달러(약 512조원)를 AI 투자에 쏟아부으면서 수요까지 폭발한 것이다.

반도체 수요처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은 1560억 달러(약 214조원)로 스마트폰(1490억 달러), PC(92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는 2030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은 올해보다 배 이상인 3610억 달러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서버 시장 역시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내년에 1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반도체 매출 1~2위를 차지했던 스마트폰과 PC는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둔화와 선진국 PC 보급률 포화 등으로 성장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