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서 에이전트 서비스로”… AI 시대, 네이버가 찾은 길

입력 2025-11-07 00:22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에서 통합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에이전트 N’을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기존의 검색 중심 플랫폼에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로 회사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서비스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수행하는 서비스로의 질적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와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바탕으로 개별 사용자마다 ‘페르소나’를 부여하는 초개인화 작업을 시도한다. 동시에 쇼핑·지도·캘린더 등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심리스(Seamless)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AI 전략의 다른 한 축으로는 핵심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인공지능 전환(AX)과 피지컬AI 사업을 꼽았다.

네이버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를 열고 ‘에이전트 N’과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을 중심으로 한 AI 전략을 공개했다.

에이전트 N은 네이버의 서비스·데이터를 결합한 사용자 개개인의 맞춤형 에이전트다. 내년 1분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에이전트를 우선 출시하고, 2분기에는 진화한 통합 검색 ‘AI탭’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의 (에이전트 서비스) 방향은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는 에이전트 N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첫 순서로 공개될 쇼핑 에이전트의 경우 이날 서비스 시연을 통해 미리 접할 수 있었다. 신혼집을 꾸미던 이용자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열자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줄 조명, 같이 찾아볼까요?”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최근 침실용 카펫을 구매하고 집 주변 조명 거리를 검색한 기록을 토대로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페르소나를 파악한 것이다. 구매를 고민하는 조명의 정보를 요약하고 실제 후기도 모아줬다. 결제 단계가 되자 ‘멤버십 가입’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팁도 제공됐다.

기업간거래(B2B)의 경우 AX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최초의 비영어권 LLM 하이퍼클로바X를 이종 데이터 통합 이해와 생성이 가능한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로 발전시켜 산업별 AI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 우선 연내에 네이버의 제2사옥 ‘1784’와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테스트베드가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피지컬 AI에 있어서는 개념보다 실행을 중시한다는 기조다. 이달 말 네이버 사옥에는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 ‘미니노이드’가 투입된다. 네이버랩스가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 개발한 로봇이다. 이와 함께 1784에서 사내 물류 서비스를 담당하는 ‘루키’의 후속작도 조만간 하드웨어 스펙을 공개하고, OS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네이버의 피지컬 AI는 누구나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