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덮친 ‘AI 거품론’ 개인매수에 4000 턱걸이

입력 2025-11-05 18:47
연합뉴스

미국발 ‘인공지능 거품론’에 5일 코스피가 급락, 전 거래일보다 2.85% 내린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가 2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종일 어지러운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졌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되며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오전 10시33분 6.16% 하락을 기록하며 3900선이 붕괴했다. 앞서 개장 직후 주가가 급락했을 때는 오전 9시46분을 기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거래소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하면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를 5분 동안 정지시킨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다만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 속에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줄여 가까스로 4000선을 지켜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9만6700원까지 떨어졌다가 4.10% 내린 10만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한때 9.22%나 빠지는 등 주가가 널뛰기한 끝에 1.19% 내린 57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시장 가격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이고 유동성에 따라 움직이는 투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급락은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1위 상승세로 기록될 만큼 단기간 가파르게 올라온 상황에서 전날 뉴욕증시가 AI 관련 종목이 고평가됐다는 분석에 급락하며 외국인투자자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장기화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AI 고평가 논란에 동반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0% 급락한 5만212.27에 거래를 끝냈다. 대만 가권지수도 1.42% 내린 2만7717.06에, 홍콩 항셍지수는 0.07% 하락한 2만5935.4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1.5원 오른 1449.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11일(1449.9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