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자본 적정성 취약’ 롯데손해보험 손본다

입력 2025-11-06 00:15

금융 당국이 자본 적정성이 취약한 롯데손해보험에 결국 칼을 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에 경영 개선 권고를 조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사 경영 실태 평가를 바탕으로 부실화 가능성 등 문제가 있는 기업에 적기 시정 조치를 내린다. 경영 개선 권고는 그중 가장 낮은 단계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12월과 올해 2~3월 평가에서 종합은 3등급(보통), 자본 적정성은 4등급(취약)을 받았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 여력(K-ICS) 비율을 보면 롯데손보는 지난 6월 말 129.5%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준(130%)을 밑돌았다가 9월 말 141.6%로 올라왔다. 롯데손보는 2020년에도 종합 4등급을 받아 조치 대상에 올랐지만 개선 가능성을 인정받아 유예됐다.

롯데손보는 2개월 안에 자산 처분과 비용 감축, 조직 운영 개선 등을 담은 경영 개선 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내야 한다. 계획이 승인되면 향후 1년간 이행하고 적기 시정 조치 사유가 해소되면 종료된다.

이번 조치가 ‘후순위 채권의 콜 옵션(조기 상환권) 행사’를 두고 이견을 보인 롯데손보를 길들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롯데손보는 2020년 5월 발행한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만기(2030년 5월)보다 5년 앞서 조기 상환하려 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은 K-ICS 비율이 당시 감독 기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며 반대했다. 롯데손보는 상환 입장을 내세우다 결국 백기를 들었다.

롯데손보 노조는 전날 경영 개선 권고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소식에 “표적 감사의 전형”이라고 반발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